해리포터 영어원서 1권 단어장 만들며 통독한 소감


▣ 단어장 만들며 읽기는 영어공부 방식

해리포터 단어장을 만들어 공개하려고 했는데, 이미 있더군요. 읽는 사람마다 어휘력이 제각각이라서 단어장도 제각각일 겁니다. 본인이 모르는 단어만 위주로 정리했을 거고요. 

이런 단어장 만들기 방식은 영어를 '공부'하는 식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면 또 쉽게 지치고 그만두기 쉽습니다.

저만 해도 처음 해리포터 영어원서 1권 첫 장을 읽고 기겁을 했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왜 이렇게 많은 건지, 다음 장은 아예 거들떠 보기도 싫더군요. 옛날 얘기지만 그랬었습니다.


▣ 처음에는 모르는 단어 나와도 신경 끄고 읽어

미드 시청으로 영어 듣기를 어느 정도 해낸 후부터는 영어원서에서 모르는 단어를 신경 쓰지 않고 문맥으로 대략 짐작하고 넘어가는 방식으로 읽었습니다. 그래도 한계가 있더군요. 단어나 표현의 뜻을 모르면 아무리 문맥으로 알아맞춘다고 해도 정확하게 알아내지는 못하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모르는 단어나 표현을 일일이 다 찾아가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단어장에 그것을 기록해 가면서요. 보니까 챕터당 20개 안팎이 나오더군요. 최소 8개, 최대 33개였습니다.


▣ 해리포터 영어원서로 읽기 만만치 않아

원서읽기는 미드시청보다 어렵네요. 미드로 나름 생활영어표현을 많이 익혔다고 싶었는데, 여전히 낯설고 생소한 표현과 영어단어가 나오는 거였습니다. 많지는 않았지만 영국에서만 쓰는 일상생활 관용표현도 있었고요. 영국 요리 음식 이름은 예전에 크리스티 소설 읽을 때 몇 개 익혀 둔 게 있어서 어느 정도는 알아 들었지만 여전히 또 처음 대하는 요리 이름이 나와서 찾아 봐야했고요.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이번에는 영국판과 미국판을 비교하면서 읽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영국판에서 mad라고 나오는데, 미국판에는 nut으로 나오더군요.


▣ 해리포터 영어원서 통독의 비결은 재미

무엇을 잘하는 방법이 재미라는 것을 뒤늦게 체감하고 있습니다. 의무로 점수를 위해 억지로 외우는 방식을 택하지 않고서도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잘 이해하고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없더라도 스스로 알아서 독학이 가능함도 알았고요.

재미있으니 어느새 다 읽게 되더군요. 이미 영화로 다섯 번 보고 책으로는 세 번 읽었는데도,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해리포터는 정말이지 징허게 재미있게 쓴 소설입니다. 그 재미는 마법학교 이야기라서보다는 떡밥 때문입니다. 복선 뿌리고 회수하고 궁금증 유발하고 해결하고 이 패턴이 반복됩니다. 1권 자체가 거대한 떡밥입니다. 왜 해리포터는 죽지 않고 살아남았는가? 1권에서 안 알려줍니다. 2권에서? 안 알려줍니다. 2권에서 회수하기 위해 1권에 미리 복선이 깔려 있습니다. 곳곳에 힌트가 있고 나중에 회수하려고 독자의 눈앞에 배치해 놓습니다.

이렇게 쓰려고 얼마나 생각하고 생각해서 생각한 후 생각을 또 하고 또 생각했을까요.

이야기의 재미만큼은 최고입니다.

Posted by 러브굿 영어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