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로맨스소설 추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마거릿 미첼 - 열린책들 세계문학 안정효 영어원서 추천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영화로 이미 여러 번 봤는데 과연 책으로 읽을 필요가 있나 싶었다. 책 표지마저 영화 장면으로 도배되어 있고 각 캐릭터도 배우의 이미지가 고정되어 있는 마당에 애써 힘들여 이렇게 두꺼운 책을 과연 내가 읽어야 하는가 말이다 싶었다. 아니, 읽을 수 있겠어?

첫 장을 열고 읽기 시작하자, 정말 재미있는 로맨스소설임을 단번에 알았다. 미국 남북전쟁 전후를 시대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배경일 뿐이다. 스칼렛 오하라의 파란만장한 연애/결혼/인생사가 펼쳐지는데,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도저히 눈을 떼지 못하게 써 놓았다. 과연 대단한 소설이다. 마거릿 미첼, 과연 대단한 소설가다.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곧바로 영어원서를 주문해 놓았다. 안정효 선생님의 번역 솜씨가 좋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원서 자체를 영어로 읽고 싶었다.

페이퍼백 포캣북 사이즈 책인데 약 천오백 쪽이나 된다. 글씨가 작지 않고 그리 빡빡하지 않아 읽기에 좋다는 평이 붙어 있어서 샀긴 했다만, 과연 어떨지. 오늘 오후에 도착했는데, 확실히 일반 포켓판 페이퍼백보다 글씨가 크고 인쇄도 선명하고 종이질도 좋다.

Gone with the Wind (Mass Market Paperback) - 10점
마거릿 미첼 지음, Pat Conroy (Preface)/Pocket

열린책들 세계문학 안정효 번역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세 권으로 분철되어 있다. 전자책, 종이책 모두 그렇다. 상 549쪽, 중 556쪽, 하 568쪽. 번역서도 천오백 페이지가 넘는다. 나는 전자책으로 읽는 중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상) - 열린책들 세계문학 148 - 10점
마거릿 미첼 지음, 안정효 옮김/열린책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중) - 열린책들 세계문학 149 - 10점
마거릿 미첼 지음, 안정효 옮김/열린책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하) - 열린책들 세계문학 150 - 10점
마거릿 미첼 지음, 안정효 옮김/열린책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상 - 10점
마거릿 미첼 지음, 안정효 옮김/열린책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중 - 10점
마거릿 미첼 지음, 안정효 옮김/열린책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하 - 10점
마거릿 미첼 지음, 안정효 옮김/열린책들

흑인 노예의 말투를 독특하게 소화해낸 번역자의 솜씨가 좋다.

적절하고 간결하고 친절한 주석이 달렸다. 주석으로 여러 의문점이 풀었다. 그 중에 하나가 가족 성경이다. 서양인은 성경책에 족보를 기록해 놓는다. 크고 두꺼운 성경책이 대를 이어 전해지면서 그 책 앞 빈 공간에 가족 관련 사항을 적는 것이다. 가족 생일, 결혼 사항과 결혼한 날짜, 부모님과 부모님의 부모님과 부모님의 부모님의 부모님.

영화로 이미 다 아는 내용이고 다음이 어떻게 될지도 이미 아는 마당인데도 책으로 읽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다니. 영화는 책보다 그 세세함에서 떨어진다. 요약과 속도에서 영화가 탁월하지만 세부와 정밀에서 소설을 못 따라온다. 특히, 소설은 캐릭터가 마음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스칼렛 오하라의 마음속과 머릿속이 사건보다 더 재미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한 후에 결정하면 곧바로 실행에 돌입하는 스칼렛인지라, 더 그렇다. 내가 스칼렛 오하라가 된 기분이다.

이 로맨스소설은 역사적 진실 혹은 사실을 외면했다고 욕을 먹고 있다. 남부 백인 노예주 입장의 편견이 있다는 얘기다. 그 기준이라면 이 책은 금서로 지정해서 사람들이 읽지 못하게 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이 흑인인 오늘날, 이 책은 사라지고 불살라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살아 있다. 그리고 계속 책이 나오고 계속 읽히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읽히고 있다. 왜?

전세계 수많은 독자들은 이 책을 재미로 읽는다. 미국 남북전쟁 전후의 진실과 역사적 사실을 알기 위해서 이 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다. 역사소설과 역사를 혼동하면 안 된다. 역사소설은 소설이다. 역사가 아니다.

마거릿 미첼은 이 소설을 두 번에 걸쳐 썼다. 출판 결정이 된 후 1년 동안 역사적 사실을 더 수집하고 더 고쳐썼다. 그래서 출판되자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인기가 얼마나 높았던지, 해적판이 난무하고 미첼 작가 행세를 하는 사기꾼까지 나왔다. 읽어보면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소설이 상당히 재미있다. 그냥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무척 재미있다. 1936년에 출판된 책인데도, 2016년 한국 독자를 이토록 강렬하게 사로잡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할 정도다.

영화로 이미 봤는데 과연 책으로 읽어야 하나 망설이고 있다면, 일단 읽어 보라. 책이 더 두껍지 않음을 아쉬워 하리라. 막장 드라마의 원조격인 소설이다. ^^;

Posted by 러브굿 영어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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