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 - 6점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지음, 박광자 옮김/부북스

[읽을만한 소설] 그림자를 판 사나이 /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저/박광자 역 | 부북스(BooBooks)
국내도서>소설/시/희곡>독일소설 


그림자를 판 사나이, 이 제목으로 더 알려진 독일소설이다.

악마한테서, 물론 거래할 때는 그가 악마인지 모르고서, 자신의 그림자를 팔고 돈이 계속 채워지는 주머니(포르투나투스의 복주머니)를 받은 사나이의 이야기다. 여기까지가 1장 내용이다.

2장에서는 그림자가 없는 나를 사람들이 비난하고 수상하게 여겨서 따돌림을 받는다. 이에 후회를 하고 다시 그림자를 되찾으려고 악마를 수소문해서 찾아 보았으나 악마는 1년하고 하루 뒤에 다시 만나 거래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져 버리고 만다.

3장. 나는 충성스러운 벤델의 도움으로 그림자가 없는 것을 속이면서 사교생활을 한다. 그러다 아름다운 아가씨랑 진도 나간다. 돈의 힘이다. 그 전에는 아는 척도 안 했던 여자다. 달빛에도 그림자가 없는 것을 목격한 여자는 기절하고 이에 나는 도망쳐 라스칼이라는 하인을 데리고 국경을 넘어 휴양지로 여행을 떠난다.

4장. 벤델을 불러들이고 다시 다른 아가씨랑 진도 나간다. 돈의 힘으로 사람들의 호감을 산다. 사람들은 나를 비밀리에 백작이라고 속이도 여러 나라를 순방 중인 왕으로 착각한다.

5장. 나한테 그림자가 없는 것을 알아내자 하인 라스칼이 떠나고 좋아라 당장에 결혼할 것 같았던 여자도 떠난다. 악마와 다시 만난다. 이번에는 그림자를 줄테니 영혼을 팔라는 것이었다. 나는 거절한다.

6~7장. 악마는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남자랑 결혼하게 되는 것을 보여주면서 재차 영혼을 팔고 그림자를 되찾으라고 유혹한다. 배신한 하인 라스칼은 내가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하려고 하고 사람들을 선동해서 나를 내쫓는다. 나는 홀로 여행을 떠난다.

8장. 여행 중 다시 만난 악마. 그림자를 잠깐 돌려주고는 다시 뺏아고서 다시 유혹한다. 나는 거절한다. 돈 주머니를 버린다.

9장. 나는 우연히 7마일 장화를 얻게 된다. 한 걸음에 7마일을 갈 수 있다.

10장. 전세계를 여행한다.

11장. 나는 여행 중 사고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난다. 깨어보니 자신의 이름으로 걸립된 자선병원이다. 내 곁에는 충실한 하인 벤델과 결혼하고자 했던 여인 미나가 있다. 건강을 회복하고 식물학자로 생활한다. 자신의 지난 일을 기록해서 샤미소한테 남긴다.

서술이 특이하다. 주인공 나(페터 슐레밀)이 작가(샤미소)한테 고백하는 글이다. "친애하는 샤미소, 당신한테 고백하려니, 얼굴이 붉어집니다." 32쪽 "오, 착한 내 친구 샤미소, 사랑이 무엇인지 아직도 잊지 않았기 바랍니다." 53쪽

픽션인데 허구의 캐릭터가 실제 작가한테 자신한테 일어난 일을 이야기한다는 설정이다. 그러니까 결국 작가 자신의 자기 반성적인 소설이다.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는 어린이용으로 편집되어서 제목과 본문이 바뀌어서 번역된 책이 대부분이다. 부북스에서 펴낸 번역본은 아동용으로 각색하기 않고 원문을 살렸다고 한다. 최초 영역본에 실린 삽화를 실었다.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짜임새와 플롯이 허술하다.

작가 본인이 쓴 글에 이렇게 나온다. "그림자가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이 없는 사람을 심술궃은 이 세상이 그렇게 배척해야 할 정도로 그림자가 그렇게 귀한 평가를 받을 만한 것인지 묻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 또한 그것이 알고 싶네." 16쪽

쓰다가 에라 모르겠다 서둘러 마무리한 습작처럼 보인다. 갑자기 이야기가 풀리면서 서둘러 종결된다. 주인공이 마법 신발을 우연히 얻게 되고 또 우연히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 보니 우연히 충복과 애인이 있는 자선병원이다.

그렇게 끈질지게 주인공의 그림자를 돌려주는 대신에 영혼을 사려던 악마는 어디로 간 것인가? 나쁜 하인 라스칼은 주인공의 연인 미나와 결혼하고서 참으로 편리하게도 형사 사건으로 죽는다. 갈등 구조 두 개를 이야기 끝낼 때가 되자 포기해 버린다.

결국 그래서 돈이 최고라는 결론이 내리는 것은, 내 영혼의 문제인가 이 작품의 문제인가 이 세상의 문제인가 그냥 그런 것인가.

철학 문제 중에 하나가 결정론이다. 모든 것이 필연이라면, 도대체 인간의 자유의지는 무슨 소용인가? 나는 왜 여전히 선택할 수 있는가? 이미 다 정해진 운명론이라면 우리는 왜 사는가? 모르겠다.

Posted by 러브굿 영어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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