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본받아 - 10점
토마스 아 켐피스 지음, 이영복 옮김/이담북스

[기독교 고전 추천도서] 준주성범 혹은 그리스도를 본받아 De Imitatione Christi 토마스 아 켐피스 이담북스


De Imitatione Christi, 이 말은 라틴어다. '그리스도를 본받아'라는 뜻의 라틴어 표기다. 중세 수도사 토마스 아 켐피스는 이 책을 라틴어로 썼다. 1441년 완성했다고.

국내에서는 준주성범(遵主聖範)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처음 번역했던 제목이다. 1938년 차일라이스 신부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번역해 소개하면서 제목을 한문으로 달았던 것이다. {준주성범}과 {그리스도를 본받아}는 같은 책이다. 다른 책으로 혼동하지 말 것.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책이 이담북스에서 펴낸 것밖에 없어서 이 책으로 읽었다. 딱히 일부러 고른 책은 아니다. 이담북스 출판사 소개로는 '원문에 가장 가까운 정확한 번역에 우리말의 뉘앙스를 살린 완역판'이라는데, 내가 라틴어를 모르니 실제로 그런지 알 수 없다. 참고로, 본문에 간단한 선 그림 삽화가 있다.

 

 

{그리스도를 본받아}는 '제2의 복음서'으로 불린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전세계적으로 읽히고 책이다. 신앙생활 하는 이들의 친절한 안내서 역할을 하는, 기독교 고전이다. 추천도서라고 말하기가 무색할 정도다. 영미권 나라에서는 성경 바로 옆에 꽂히며 꾸준히 읽히고 있다. 당신도 그렇게 하게 되리라.

단 한 쪽만 읽어 봐도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글이 매혹적이다. 단정한 문체로 성경 말씀을 적확하게 인용하며 독자한테 말을 건다. 신앙생활 중 마음을 다잡으려는 이들한테 좋은 글이다.

전반적인 느낌이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의 글과 비슷하다. 마치 스토아 철학 사상 위에 그리스도가 있는 것 같았다. 스토아철학이 기독교 신앙을 떠받치는 모양새다. 기독교라는 신앙이 자신의 논리적 밑바탕으로 그리스 로마 시대의 철학을 가져다 쓴 것이다.

{그리스도를 본받아}에서 추구하는 신앙생활은 '자기의 비참함'과 '인간의 탐욕과 지식욕의 헛됨'을 깨닫고 예수 그리스도의 생활을 묵상하고 실천하는, 금욕주의 기독교 사상이다. 이 또한 어디서 이미 읽은 내용이다. 바로 파스칼의 '팡세'가 아닌가!

세네카 - 토마스 아 켐피스 - 파스칼, 이 세 사람의 책은 문체와 사상의 유사성으로 연결된다. 토마스 아 켐피스는 이 책에서 세네카의 서한을 인용한다. "나는 사람들과 사귐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손해를 보았다." 59쪽

{그리스도를 본받아}는 자아 성찰의 글이면서 그 성찰의 중심에 하나님이 있다. "모든 것에 있어서 다만 하나님만을 보며, 모든 것을 하나님에게로 돌리고, 모든 것을 하나님 중심으로 보는 사람은 마음이 안정되며, 편안하게 하나님에게 머물 수가 있다."(20쪽) 신을 사랑함, 신본주의. 인간의 영혼은 신을 붙잡고서 흔들리지 않는다.

"겸허하게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이 학문이 깊은 탐구보다도 하나님에게 이르는 안전한 길이다."(21쪽) 파스칼이 {팡세}에서 한 말과 비슷하다.

"하나님과 자기의 구원 이외의 어떤 것을 추구하려고 한다면 환난과 고통 이외의 어떤 것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51쪽 부처님 말씀 같다. 모든 종교는 크게 보면 통한다.

교부 수도사들의 금욕주의는 욕망을 참는 것이 아니라 그 욕망해서 해방되는 것이다. 불교에서 스님들이 하는 것과 다를 것 없다. "지상의 이와 같이 좋은 것들이 모두 헛되고 불확실한 것들로서 불안과 두려움을 가지고서 소유하지 않으면 안 될 귀찮은 것들임을 알게 될 것이다." 67쪽 불교의 무소유다!

"완전한 사랑은 하나님을 향한 안전한 길을 영혼 앞에 펼쳐 놓는 것이다." 78쪽

전4부 347쪽이다. 단행본 분량으로 두껍지도 얇지도 않다. 빠르면 반나절, 늦어도 3일 안에 다 읽을 수 있다. 그런 통독보다는 시간 날 때 한 구절씩 혹은 한 편씩 읽기 바란다.

이 이담북스 이영복 번역본은 부 대신 장으로 표기했다.
1장 영적 생활을 위한 유익한 훈계
2장 내적 생활로 이끄는 권면
3장 충실한 영혼에게 말하는 그리스도의 다정한 대화
4장 성례전에 정중하게 임해야

각 장 혹은 부마다 글의 형식이 다르다. 특히, 3장은 아들아 하면서 대화 형식을 취했다.

1장과 2장까지는 그럭저럭 잘 읽었는데, 3장과 4장은 어쩐지 너무 종교적인 것 같아서 대충 빨리 읽었다.

이 책이 나온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니, 테보티오 도데르나 공동체의 종교 운동(신앙쇄신으로 영적 충실, 수도원 개혁, 성작자 재교육 등) 중에 집필된 것이다. 이 운동은 1517년 종교개혁으로 이어졌고 하여 개신교가 탄생했다.

[기독교 고전 추천도서] 준주성범 혹은 그리스도를 본받아 De Imitatione Christi 토마스 아 켐피스 이담북스

Posted by 러브굿 영어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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