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 -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책세상 |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Mass Market Paperback) -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Ballantine Books |
[영어소설책 추천] 더글러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번역문과 원문의 느낌 차이
한글 번역본으로 익숙한 소설을 영어 원서로 읽으면 미묘하게 느낌이 달라진다. 내용이 같은데도 말이다.
나의 경우, 번역된 책에서 밑줄을 그은 문장을 영어 원서에서 꼭 확인해 보는 편이다. 그리고 대개는 영어 본래 문장이 대단히 실망스럽다.
"시간은 환영(幻影)이야. 점심시간은 두 배로 더 그렇지."
"Time is an illusion. Lunchtime doubly do."
"인생이란, 싫어하거나 무시할 수는 있어도 좋아하기는 어려운 거죠." 마빈이 쓸쓸하게 말했다.
"Life," said Marvin dolefully, "loathe it or ignore it, yon can't like it."
우리말에 더 익숙해서 그런가 의심이 들긴 한다. 그래도 본래 영어 문장이 어쩐지 더 쌀쌀맞은 듯하다.
"좋아하긴 어려운 거죠."라고 번역된 원문은, 직역하면 '좋아할 수 없다.'다. 단정적 말투다.
이 소설은 선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이유는 영국식 유머 때문이다. 뭔가 진지하고 제대로된 이야기를 바라는 독자한테는 대단히 무례하고 혼란스럽고 장난스럽고 이해가 잘 되진 않는다.
같은 말이 반복되고 우연의 일치가 연속해서 일어나며 뭔가 조금이라도 진지하려고 하면 완전 기겁할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진실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점심을 뜻하는 영어단어 'Lunch'는 이 소설의 시작과 끝에 나오면서 은하 문명 역사의 주요 3단계 발전 과정의 대미를 장식한다. "Where shall we have lunch?"
아주 기발한 SF 철학 코미디 소설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지만, 나도 예전에는 그랬었는데, 이게 뭐 재미있다고 읽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는 평도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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