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불노 얼음과 불의 노래 1부 왕좌의 게임 은행나무 번역서 전면개정판 - 살짝 의역하는 수준으로 원문에 충실

 
왕좌의 게임 1 - 10점
조지 R. R. 마틴 지음, 이수현 옮김/은행나무
왕좌의 게임 2 - 10점
조지 R. R. 마틴 지음, 이수현 옮김/은행나무

 

그동안 번역 문제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얼불노 얼음과 불의 노래 1부 왕좌의 게임 은행나무 출판사의 번역서가 새로운 번역판으로 7월 1일 출간했다.

출판사 은행나무에서는 이 책이 출간 20주년 전면개정판이라고 하는데, 글쎄 그건 실제 번역이 얼마나 제대로 나왔는지 봐야 '전면개정판'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표지 바꾸고 전면개정판인 척하는 거 아닌지는 독자들이 검증해야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책 구매자들은 새로 나온 책을 다시 사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전면개정판이라는데 무시하기는 어렵다.

국내 저질 악질 집단 번역 문제는 은행나무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름만 대면 국내 유명 번역자와 유명 출판사의 번역본이 얼마나 황당한지는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다. 심지어 번역상을 받은 번역자의 어이없는 오역도 수없이 겪어 봤다, 나는.

그래도 은행나무 출판사는 양반이라고 본다. 독자들이 뭐라 불만을 해도 어차피 책은 팔리기 때문에 애써 비용을 써서 재투자할 필요는 없다. 이익만 추구하는 출판사라면 당연히 더는 번역하는 데 돈을 쓰지 않을 것이다.

번역 개정판 출간을 환영한다.

은행나무 출판사에서는 얼불노 2부 '왕들의 전쟁' 전면개정판을 내년 2017년 4월에 출간할 예정이다. 그 외 나머지 책들과 새번역 전자책 출간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은행나무 출판사 홈페이지 얼불노 1부 개정판 출시 공고문 http://ehbook.co.kr/24613

인터넷 서점에 올라온 미리보기로 맨 앞부분 번역을 살펴 봤다. 의미를 크게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아주 살짝 의역했다. 원문에 충실한 편이다. 독자한테 생소하리라 여긴 중세 시대 단어는 가로 안에 주석을 달아 놓았다.

살짝 의역했다는 것은 이런 거다. http://hotfood21.tistory.com/91

They put up a lean-to against the rock. 바위에 뭔가를 대고 지붕을 얹어 집을 만들었단 얘기다. put up은 세우다 build의 뜻이다. lean-to 달개집이다.

이 문장을, 옮긴이 이수현은 "피신처는 바위에 기대어 지어놨는데"로 번역했다. 대다수 독자한테 낯선 건축용어 대신에 '피신처'로 바꾼 것이다. 어순도 바꿨다.

나 같으면 그냥 그대로 달개집이라고 번역했을 것이다. 의역은 내 성격과 능력에는 안/못 하니까.

The Night's Watch를 밤의 경비대로 번역했는데, 글쎄다, 명칭은 되도록 번역하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게 드라마로 익숙한 이들을 위해 좋지 않았을까 싶다. The Others는 다른자들로 번역했다.

고유명사는 우리말 번역에 대해서는 찬반이 극명해서, 예전 반지의 제왕 번역도 말이 많았다. Middle Earth를 중원으로 번역했던 번역본이 있었다. 이제는 중간계라는 번역이 익숙해졌지만.

"What in the seven hell is it?"을 "일곱 지옥이여, 대체 저게 뭐야?"라고 옮겼다. 원문을 충실히 다 번역하고자 하는 것은 알겠는데, 무슨 시도 아니고 '일곱 지옥이여'라니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in the seven hell은 세븐 킹덤이라는 가상세계에서 만들어낸 영어다. What is it? 이 말에 도대체 정도의 의미를 추가하기 위해 in the hell을 넣어 "What in the hell is it?"라고 하는데, 대개는 그냥 What the hell이라고 하지만, 세븐 킹덤의 세계니까 seven을 넣은 것이다. 번역하기 애매했다는 건은 이해가 간다.

그 유명한 서자검 번역은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전설적인 번역인데, 그냥 계속 서자검으로 했으려나. ^^;

책 전체를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앞부분 번역을 살펴 짐작하기로는 '전면개정판'이 맞다. 고유명사 번역이 아쉬울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번역은 좋다.

Posted by 러브굿 영어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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