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뉴욕 - 6점
E. B. 화이트 지음, 권상미 옮김/숲속여우비

읽을만한 책 [셰계도시기행] 여기, 뉴욕 Here is New York / E.B. 화이트 / 숲속여우비 - 1948년 뉴욕 여름 


E.B. 화이트가 쓴 도시 기행문이다.

1948년 여름, 작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이상한 도시 뉴욕을 가로지르며 사람, 풍경, 추상, 예술, 문학, 노래, 추억으로 그려낸다.

화이트의 대표작 '샬롯의 거미줄'에 잘 나와 있듯, 이 글 '여기, 뉴욕'에서도 말했듯 작가는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시골로 이주해서 농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다시 도시로 가서 그 도시에 대해서 글을 쓴 것이다.

따라서 글쓴이는 뉴욕 도시 생활자로서의 경험과 뉴욕 방문 이방인의 시각을 모두 이용해서 뉴욕을 입체적으로 묘사해내는 데 성공한다.

성공의 증거는 두 가지다. 첫째, 이 작은 분량의 옛날 책이 아직도 여전히 출판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뉴욕 여행기에서 손꼽는 걸작으로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의 뉴욕은 당연히 '여기 뉴욕' 1948년과는 다르다. 묘사했던 건물은 사라지고 다른 건물이 들어섰다. 흑인 인종 차별은 완전히 달라졌다. 당시 지하철과 버스는 백인과 동등하게 탔지만 호텔과 레스트랑에서는 그러지 못했다고 적고 있다. 지금은 흑인이 미국 대통령이다.

이렇게 시대에 한참 뒤떨어지는데도 뉴욕을 이만큼 생생하게 그려내며 아련한 향수에 젖게 하는 글이 몇 안 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작가는 뉴욕 도시 생활에 큰 애정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뉴욕이라는 독특한 분위기를 구체적인 사실, 실제 인물들, 추상적인 관념으로 그려낼 뿐이지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지는 않는다.

"뉴욕은 굉장한 곳이지만 살기는 싫은 것 같아." 37쪽

작가는 당시에 뉴욕에 대한 인상에서 가장 흔한 것이라며 이 말을 인용한다. 이 말은 지금의 뉴욕에도 잘 어울린다. 그렇다. 뉴욕은 멋지고 괴상하고 희안한 곳이다. 하지만 거기 사는 것은 그리 좋다고 할 수는 없다. 마치 우리의 서울처럼.

뉴욕에 사는 재미와 고독과 낯섬과 매력을 묘사해 나아가다 뜸금없이 나무에 대한 묘사로 끝낸다.

"그 나무는 뉴욕을 상징한다. 삶의 난관하며 척박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콘크리트 한복판을 비집고 올라오는 수액, 끊임없이 해에 닳으려는 것하며. (중간 생략) 이 짓궃고 멋진 기념비를 올려다볼 수 없다면 이 도시는 죽음과 같을 테니." 60~61쪽

작가의 글이란 지문 같아서 뭘 어떻게 써도 작가의 생각이 묻어난다. 글의 형식만 다를 뿐, 어린이동화 '샬롯의 거미줄'과 같은 느낌이다. 

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낯선 단어와 이해하기 어려운 미국문화는 옮긴이 권상미가 주석으로 잘 달아 설명해 놓았다.

재생종이에 콩기름 잉크로 인쇄했고 두꺼운 표지에 양장본이며 갈피끈은 없다.

읽을만한 책 [셰계도시기행] 여기, 뉴욕 Here is New York / E.B. 화이트 / 숲속여우비 - 1948년 뉴욕 여름 

Posted by 러브굿 영어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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